#02 망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What fails, deserves to fail.

내가 을지로에서 이선화작가와 함께 운영하는 미스릴공방을 제외하고 수도권에 존재하는 대다수의 누드크로키모임들은 거의 대부분의 수업들을 상실하고서 간헐적으로 연명을 하고 있다.

미스릴공방이 일주일에 5개이상의 크로키모임과 크로키수업등등을 운영하고 있는 모습에 비하면 가슴아플 정도로 비참한 모습이다.

왜 그럴까?

이유는 두가지이다.

첫째로는 본질을 져버렸기 때문이다.

노후화되고 고루한 한국 누드아트업계의 망령스러운 사고방식을 여전히 그대로 따르며 아름다운 인체의 심미성,수준높은 모델의 포즈, 거기에 따라오는 모델에 대한 박수와 존경, 그리고 거기서 이루어지는 모델과 작가의 교감같은 당연한 것들대신

포즈보다는 의미없는 코스튬이나 의미없는 몸짓을 섞어 누드크로키작품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모델들,그리고 그런 모델들만을 추구하는 노작가들, 또 그와중에도 서로에게 아무러한 예술적인 교감을 갖지 못하고 자기스스로의 관념외에는 관심이 없는 이상한 관계들.

이런 희한하고 괴이한 모습이 자기네들끼리는 괜찮을지 모르겠으나 새로이 입문하려는 초심자나 다른 예술가들에게는 거부감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특히나 합리적인 사고관을 가지고 있는 이에게는.

두번째로는 가격이다.

물가는 세월과 함께 언제나 오르고 있는데도 수십년째 동결된 모델료와 크로키모임참여비.

미스릴공방에서는 그래도 다른 부대비용을 제외하고   모델료만 계산한다면 5-6인정도만 참여해도 가능하다.

그러나 다른 곳들은 열명이 참여해도 비용이 부족한 곳들이 있다.

제살깍아먹기경쟁을 통해 참여비가 기형적으로 낮고 당연하게도 그런 금액으로는 정상적으로 운영이 될수가 없기 때문이다.

모임에 사람이 오지 않는것을 가격때문으로 이해하고 있는 지경이라면 그 모임은 망하는것이 맞다.

위에 써놓은것처럼 누드크로키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는 조건들을 충족한다면 회비가 얼마나 됬건 사람들은 온다.

아무것도 없는 정물화수업이나 예술을 제외하고 어느 곳에서든 이루어지는 모임이나 수업들을 봐도 누드크로키는 회비가 가장 저렴한편에 속한다.

심지어 모델이 직접 와서 누드로 연기를 하는 누드크로키가 그런것들보다도 저렴하다는것이 얼마나 기형적이고 잘못된 상황인지를 우리는 되새겨 봐야하는것이다.

물론 일부 몰지각한 이들은 여전히 이 저렴한 회비가  비싸다고 하며 싼곳에 가겠다고 하지만 그런 자들이 회원으로써 여기에 아무쓸모가 없는 자들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 불행한 어리석음으로 운영할수있는 모임은 없다.

그게 지금의 현실이 증명해주는 결과이다.

생각도 잘못되고 영양가자체가 없는 잘못된 이들을 버리고 정상적인 이들을 받아들여라.

사회에는 정상적인 이들이 훨씬 많다.

feat. 개천절 퍼포먼스

The Current State of Nude Croquis in Korea

— Reflections from Mithril Studio, Euljiro

(feat. National Foundation Performance)

Apart from Mithril Studio, which I co-run with artist Seonhwa Lee in Euljiro, most nude croquis groups in the Seoul metropolitan area have nearly lost their regular sessions and now survive only through occasional gatherings.

In comparison, Mithril Studio operates more than five croquis meetings and classes every week—a stark contrast that feels almost tragic.

Why has this happened?

The reasons, I believe, are twofold.

1. The loss of essence

Many groups have abandoned the fundamental spirit of nude art.

They continue to follow the outdated and decaying mindset of the old Korean nude art scene—still haunted by its own conventions.

Instead of pursuing the genuine aesthetic of the human body, the grace of professional models, and the respectful exchange between model and artist, they have drifted toward empty gestures and meaningless theatrics.

Costumes and exaggerated movements have replaced pure form.

Some models misunderstand the essence of posing; some artists seek only novelty without understanding; and the relationships among them lack true artistic dialogue.

Such distorted dynamics may seem harmless to insiders, but to newcomers and sincere artists—especially those with clear and rational artistic sensibilities—they appear alienating and uninviting.

2. The problem of pricing

While living costs continue to rise year after year, model fees and participation costs for nude croquis have remained frozen for decades.

At Mithril Studio, if we calculate only the model fee, a proper session can be sustained with just five or six participants.

In many other places, however, even ten participants cannot cover the cost.

This is the result of a self-destructive “race to the bottom.”

Such artificially low fees make it impossible to maintain quality or sustainability.

When organizers believe that lack of attendance is merely a pricing issue, failure becomes inevitable.

In truth, when the essential conditions of a proper nude croquis session are met—respect for the model, artistic communication, and sincerity—people will come, regardless of the fee.

Compared to still-life or other art classes, nude croquis remains one of the most affordable forms of artistic practice.

That a live nude performance is cheaper than any other art session is a symptom of how distorted the situation has become.

Of course, some thoughtless individuals still insist that even these minimal fees are too high.

But a group that caters to such attitudes cannot survive.

They contribute nothing to the art form.

Reality has already proven this.

Reject what is misguided and hollow.

Welcome what is genuine and alive.

For there are far more sincere people in the world than we think.